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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후기

팜스 아일랜드 (수완지구 카페, 커피 로스터리)

by 북카루 2024. 6. 1.

 

팜스 아일랜드에 세 번째로 왔다.

첫 번째는 산책하다가 오전에 문을 여는 + 프랜차이즈가 아닌 + 커피가 맛있을 것 같은 카페를 찾아 와서 아메리카노를 마셨었다. 커피 맛이 꽤 괜찮았고 로스팅 기계와 자체 원두, 드립백을 판매하는 곳이라서 관심이 갔다. 두 번째는 그 날따라 맛있는 카페라떼를 꼭 마시고 싶었는데 아무데서나 마시기 싫어서 여기에 왔었다.

여름 시즌을 맞이해 코코넛커피, 수박 주스, 팥빙수 등을 소개하는 입간판들이 나와 있었다.

이번에는 2층 자리에 한 번 올라가 보기로 했다.

2층 자리도 꽤 넓고, 복층치고 답답하지 않은 편이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1층 매장 분위기가 좋다.

아메리카노를 무려 5가지 자체 블렌딩 원두 중에 고를 수 있고 싱글 오리진 메뉴도 있다.

바깥 간판에서 본 코코넛 커피를 마셔 보기로 했다.

커피 잘 하는 집이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주방 모습이다.

벽에 걸려 있는 수료증, 위촉장, 표창장 등을 보니 사장님 커피 경력이 굉장하시다. 

시그니처 블렌딩 드립백을 판매 중이다. 궁금해서 5가지 전부 하나씩 사 왔다.

1층 안쪽에도 자리가 있다.

1층 천장의 절반 정도는 자연광이 들어오는 유리 통창이다. 비 오는 날이면 분위기가 정말 좋겠다.

1층에는 로스팅 룸도 있다.

로스팅에 카페 운영까지 하려면 바쁘실 텐데 식물들도 꼼꼼하게 잘 가꾸시는 것 같아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전에 비 오는 날 이 카페 앞을 지나가다가 화분들에 비 보약을 맞히려고 내놓은 걸 봤던 기억이 난다. 식물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그래서 식물 화분들을 잘 키우는 가게는 최소한 평범 이상은 하는 맛집이라는 긍정적인 편견이 있다.

사장님이 아주 정성껏 만들어 주신 코코넛 커피.

일단 달지 않아서 좋았다. 단맛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은은하게 있었다.

그리고 베이스 커피가 아주 꼬소하다. 나는 산미 없이 고소한 맛 커피를 좋아해서 마음에 들었다. 꼬소한 커피와 코코넛 밀크 특유의 맛이 합쳐지니 크래커를 커피에 찍어 먹는 듯 맛있었다. 

집에 사 가지고 온 시그니처 블렌드 드립백 5가지.

블루문, 팜스 클래식, 팜스 디카페인, 골든 선셋, 사바나. 

팜스 클래식을 먼저 맛보기로 했다. 

포장을 뜯자 견과류를 볶은 듯한 고소한 향이 솔솔 났다. (호) 그리고 포장 봉투에 적힌 정보의 양이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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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플레이버 : 초코렛, 아몬드, 자몽, 계피, 청사과, 카라멜, 꿀, 호두

로스팅 포인트 : 시티

가공 방법 : 내추럴, 워시드

추천 추출 방법 : 에스프레소, 드립, 콜드브루

콜롬비아(Caturra, Catuai), 케냐(SL28), 인도네시아(Catimore), 에티오피아(Heirloom), 브라질(Catuai, Accia, Mundan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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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 커피 지식으로는 전부 이해할 수 없는 정보들이지만 얼마나 꼼꼼하게 공들여 만들었는지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팜스 클래식 드립백의 맛은 일단 고소함이 아주 진했다.

가게에서 마셨던 코코넛 커피의 고소함이 이 맛이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상큼한 향미가 있었고(시큼털털한 산미가 아닌), 입에서 목으로 넘어갈 때 단맛도 느껴졌다.

 

내가 커피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고 카페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느껴 온 것인데 로스터리 카페라고 커피가 다 맛있지도 않고, 가게에 로스팅 기계가 있다고 다 믿음이 가지도 않고, 카페 자체 드립백이 항상 맛있지만은 않다. 저번에 이 카페에 두 번이나 와서 드립백 판매 코너를 보고도 굳이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 그냥 의심하지 말고 드립백도 살 걸 생각이 들 정도다. 남은 4가지 드립백의 맛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