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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후기

딥시 커피 로스터스 상무점

by 북카루 2024. 5. 30.

상무 지구는 직장인들이 많은 동네이다 보니 카페가 아주 많다. 점심 시간에는 모든 카페 앞에 커피를 마시며 한숨 돌리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딥시 커피 로스터스도 마찬가지다. 지나가다가 슬쩍 봤을 땐 간판은 예쁘고 힙하지만 커피 맛은 평범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그런데 '로스터스', '핸드드립' 등의 키워드로 광주 지역 카페를 검색하다 보니 여기가 나왔다. 이름이 로스터스이니 자체 로스팅, 블렌드 원두를 쓰는 건 당연할 것이고 핸드드립이 2500원이라는 점이 관심이 갔다.

 

내가 방문한 시간은 점심 시간대가 끝날 즈음이라서 사람들이 바글대진 않았지만 꽤 있었다. 

의문이 생겼다. 손님이 이렇게 많은데 핸드드립 커피를 파는 게 가능하다고? 핸드드립이란 바리스타가 숙련된 솜씨로 한 잔 한 잔 내려 주는 것이라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는 것보다 시간이 한참 더 걸리지 않나? 나도 예전에 여름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 봐서 알지만, 점심 시간대에 쏟아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을 받으려면 에스프레소 머신을 부지런히 돌려도 힘들다.

가게를 열심히 기웃거리다가 이 포스터 끄트머리에서 힌트를 얻었다. '스마트 오토 브루잉 커피'. 아, 기계가 내려 주는구나.

 

심지어 기계가 두 대나 있어서 한꺼번에 드립 커피(브루잉 커피)를 3잔씩 내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작년에 서울 커피앤티 페어라는 행사에서 이런 오토 브루잉 머신들을 선보이는 것을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났다. 이런 기계를 실제로 사용하는 카페가 있을까, 맛이 궁금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광주에 이런 최첨단 장비를 갖춘 카페가 있을 줄이야. 광주는 역시 맛과 멋의 도시다.

 

지금 이 기계가 내리고 있는 커피는 내가 주문한 에티오피아 구디 내추럴이다.

전에 지나가다 볼 때 사람들이 왜 이 앞에 몰려 있었는지 깨달았다. 커피가 내려지는 걸 구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주문한 커피가 실제로 내려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꽤 재미있다.

 

"매장에서 함께하는 마노 코리아 머신은 스마트 오토 브루잉 머신입니다." 라는 안내문. 커피앤티 페어에서 봤던 드립 커피 기계들이 종류가 꽤 여러 가지에 외국산도 있고 디자인도 가지각색이었다. 이 마노 머신은 뒤에 '코리아' 가 붙어서 그런지 호감이 가고 디자인도 예뻐 보인다. 

 

가장 궁금했던 커피 맛.

너무 진하지 않은 커피에 새콤한 과일즙을 살짝 섞은 듯 산뜻하고 은은한 맛이었다. 시원하게 마시기에 아주 좋았다. 

 

알로에 같기도 하고 수풀 같기도 한 카페 로고가 재미있다.

원두와 드립백도 판매 중.

 

가게 내부에 테이블은 최대 한 10~15명 정도, 잠깐 앉았다 갈 정도의 작은 규모이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다. 바깥에 이렇게 벤치들도 있다.

커피 외에 밀크셰이크, 과일 주스 등의 메뉴도 있고 투명한 냉장고 안에 싱싱한 과일 주스 재료가 보인다. 

차(tea) 메뉴도 있는데 오설록 제품을 사용하는 모양이다.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에서 이만하면 차 메뉴도 잘 챙겨 줬다 싶어 차 러버로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