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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넷플릭스를 2120번 시청하다 (넷플릭스 시청 기록 보기, 넷플릭스 작품 추천)

by 북카루 2024. 5. 14.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6년 1월이었다. 

처음엔 1개월 무료 시청만 하려 했는데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들 때문에 결국 결제를 시작했다. 한 2020년까지 거의 쉬지 않고 정기구독을 했었다. 그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들의 퀄리티가 떨어지고,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식으며 보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만 결제하는 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 동안 시청한 작품들 중 추천 작품을 고르고 싶어 넷플릭스 시청 기록을 조회했다. 

[넷플릭스 시청 기록을 조회하는 방법]

홈 - 우측 상단 프로필 아이콘 클릭 - 프로필 관리를 클릭한다. (계정-프로필 관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프로필 옆에 있는 파란색 [내 프로필] 을 클릭한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시청 기록] 이 있다. 클릭한다.

 

 

시청 기록 목록이 뜬다. 

우측 하단의 [전체 다운로드] 를 클릭하면 CSV 파일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나는 시청 기록 목록이 꽤 길 것 같아서 한 번 파일 다운로드를 해 봤다.

세상에... 목록 번호가 2120까지 간다.

이 중에서 한 번 추천 작품을 추려 보겠다.

 

[시트콤]

그레이스 앤 프랭키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70대 초반의 여성들. 변호사인 남편들이 법률회사를 함께 운영하는 파트너들이라서 친분을 유지할 뿐이다. 어느 날 남편들이 사실 게이이고, 둘이 20년간 사귀어 온 사이이며, 정식으로 결혼하고 싶다고 폭탄 고백을 한다.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이들을 떠나 둘이 같이 살기 시작한다. 

그레이스와 프랭키 두 사람의 성격과 취향이 너무 상극이라 웃기는 부분도 있고 노년기 삶에서 겪는 상황들을 유머로 승화한다. 보면서 내가 나중에 저만큼 나이들었을 때 어떤 모습인가 생각도 하게 된다. 그레이스의 꼿꼿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할 것도 같다. 보조 스토리인 두 사람의 자녀들 이야기도 잔잔하게 함께 이어진다. 

 

걸스 파이브 에바

1990년대 영국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시점에서 건강검진도 받아야겠지만 걸스 파이브 에바를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에 잠깐 반짝했다가 잊혀진 스타가 된 걸그룹 멤버들이 다시 뭉쳐 활동한다는 내용.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제작진의 작품이라서 색감과 유머가 비슷하다. 멤버들이 서로를 아끼는 모습, 여러 가지 악재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똘똘 뭉쳐 해내는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하다. 

 

플러스 사이즈 그녀의 생존기 

주인공 메이비스의 직업은 패션 스타일리스트. 함께 살던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한 후 관계를 정리하고 짐을 싸들고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로 살 집을 구하고, 새 룸메이트를 만나고, 새 일자리도 구하고, 새 남자친구를 만난다. 스토리만 보면 '젊은 여성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지만 씩씩하게 성장해 나간다' 라는 흔한 이야기지만 주인공이 날씬한 백인 여성이 아닌 소위 플러스사이즈의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새롭게 보인다. 메이비스가 영화 [헬프] 를 [똥 파이 영화]라고 하는 대사가 나온다던지. 

 

그레이트 뉴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트콤. 시즌2까지만 나온 게 아쉽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 + 영화 [인턴] + 미국SNL 이라고 해야 할까. 주인공은 시청률이 애매한 뉴스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인데, 자신을 과잉보호하는 엄마가 방송국 인턴으로 들어오게 된다. 엄마 역할 배우는 [나의 그리스식 웨딩] 시리즈에 이모로 나오는 앤드리아 마틴. 푼수 아주머니 캐릭터를 너무나 잘 소화한다.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 비하인드와 시니어 인턴 이야기가 코믹하게 엮인다. 

 

굿 플레이스 

너무나 유명한 작품. 시트콤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인생에 대한 철학, 실제 철학 학문의 내용까지 담고 있다. 엘리너는 생전에 지옥에 가야 할 사람이었지만 실수로 천국에 온다. 이 때문인지 천국에는 오류가 생기고 점점 엉망진창으로 변한다. 엘리너는 친구들과 함께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악마와 천사들을 상대하는 긴 여행을 하게 된다. 크리스틴 벨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타하니 역의 자밀라 자밀에게 빠지게 됐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고의 아웃풋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거나 좀 많이...까진 아니더라도 계속 만들어 주지. 

 

[하이틴, 틴에이저] 

웬즈데이

고전 블랙코미디 [아담스 패밀리]의 스핀오프. 아담스 패밀리의 딸 웬즈데이는 타고난 성격이 차갑고 무뚝뚝하고 무채색이 아닌 색상에는 알러지가 나며 우울하고 끔찍한 삶을 지향한다. 원래 다니던 학교의 수영장에 피라냐를 풀었다가 퇴학당하고 부모님의 모교인 학교로 전학을 가는데 이 학교에는 위험하고 흥미로운 미스터리가 있다. 친구도 사귀고 모험을 하면서 미스터리를 풀어 가는 내용. 

 

네버 해브 아이 에버

데비는 미국에서 태어난 인도계 2세 고등학생이다. 프린스턴 진학을 목표로 하는 우등생이지만 연애도 하고 싶고 잘나가는 틴에이저 생활도 해 보고 싶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며 충격에 빠지기도 하고, 어머니는 늘 데비에게 인도인의 생활 규율을 강요하는 엄격한 분이다. 학교에서 인기 있는 남학생인 팩스턴과 엮이고 어릴 때부터 라이벌인 벤과도 묘한 감정을 주고받는 등 틴에이지 로맨스물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인도계 2세로서의 정체성, 아버지를 잃은 상실 극복, 어머니와의 화해, 미래와 진로, 데비의 절친인 패비올라(팹)의 정체성 고민 등 진지한 내용이 섞여 있다. 넷플릭스의 훌륭한 아웃풋2. 

 

유령인데 어쩌라고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의 주인공 라나 콘도어가 출연하고 제작에도 참여한 코미디. 학교에서 존재감이 없는 평범한 학생인 두 친구가 졸업을 앞두고 한 번 놀아보자고 인싸들의 파티에 간다. (영화 [북 스마트]와 초반이 비슷하다) 파티에서 돌아오는 길에 어떤 사고를 당하는데, 이 파티와 사고를 계기로 고등학교 인싸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후반부 반전을 알고 나면 꽤 슬프고 감동적이다. 

 

채울 수 없는

나는 이걸 꽤 재밌게 봐서 2번이나 주행하긴 했는데 사실 남들에게 추천하긴 좀 애매하다. 일단 하이틴으로 분류는 했지만 하이틴만 주인공인 작품은 아니다. 주인공들 중 절반은 성인이다. 하이틴 + 막장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코미디라고 하기엔 어두운 부분이 있다. 과체중이 컴플렉스였던 고등학생 패티는 날씬하고 예뻐지고 좋아하던 남학생과도 이어지고 미인대회 타이틀까지 얻게 되는데도 제목처럼 삶에서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부모님과 관련된 부분인데, 패티는 다른 주인공인 미인대회 코치 '밥'에게서 어머니와 아버지 역할을 동시에 구하지 않았나 싶다. 한편 '밥' 역시 인생에서 채울 수 없는 부분 때문에 번뇌하는 인물. 너무 막장으로만 가지 말고 이런 부분을 좀더 깊게 다루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루머의 루머의 루머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오히려 소개하기가 힘든데, 일단은 굉장히 어둡고 폭력, 약물, 음주, 자해 등 보는 이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사건들은 현실에서 있음직한 일들이기도 하다. 틴에이저 장르라고 해서 알록달록한 판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 드라마] 

베이비시터 클럽 

영미권에서 유명한 아동 소설 시리즈가 원작이라고 한다. 예전에도 영화, 드라마로 제작된 적 있다고. 일종의 리부트인 셈이다. 10대 초반 중학생 소녀들이 베이비시터 클럽을 통해 우정을 쌓고 10대 인생에 겪는 위기를 극복하고 인생 경험도 쌓아 가는 내용. 코미디보다는 따뜻한 드라마 쪽이다. 캐릭터들 한 명마다 각자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소설이 원작인 만큼 짜임새가 좋다. 

 

클로디아 키시 클럽 (다큐멘터리)

[베이비시터 클럽] 원작에서 일본계 2세 클로디아 키시는 유일한 동양인 캐릭터다. 이 캐릭터가 미국계 동양인 소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인터뷰한 짧은 다큐멘터리. 클로디아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면 꼭 보기를 권한다. 

 

나의 특별한 힐링친구 

사회불안장애 때문에 홈스쿨링을 해 온 주인공이 중학교에 진학하며 '정서 안정 보조견' 듀드와 함께 학교에 다니는 이야기. 일단 강아지가 너무 귀엽다. 주인공의 친구들 캐릭터들도 사랑스럽고 특히 전동휠체어를 타는 한국계 캐릭터 '아마라' 가 매력적이다. 1시즌만 나와서 너무 아쉽다.  

 

[진지한 드라마]   

센스8 

SF. 넷플릭스의 초기 오리지널 작품. 나는 바로 이런 작품이 넷플릭스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했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서로의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생일도 모두 88년 8월 8일로 똑같다. 일종의 초능력자이다. '센세이터' 라고 이름붙여진 이들을 통제하고 이용하려 하는 무리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 캐릭터들의 국적, 성별, 성격, 직업, 정체성 등이 무척 다양해서 이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한국인 센세이터로 배두나가 출연해서 국내에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손석구가 배두나의 상대역으로 나오기도 함. 

 

인선지인(대만)

나는 오래 된 미드 중독자라서 넷플에서도 미드를 주로 보는데, 대만 여행을 다녀온 후 관심이 가서 보게 된 작품이다. 대만의 총통 선거를 배경으로 젊고 진보주의적인 성향 정당의 사람들이 선거 운동을 펼치는 이야기. 동성 결혼, 권력형 성범죄와 미투도 소재로 등장한다. 정치가 소재이지만 소위 정치싸움이 소재가 아니라 대만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어서 생생하고 재미있다. 

 

스위트 매그놀리아 

이건 1시즌 또는 2시즌까지만 추천한다. 3시즌은 대체 왜...? 미국 남부에 사는 세 여자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전형적인 드라마다. 세 명의 캐릭터들의 개성, 각자 다른 삶, 함께 엮어 가는 이야기. 따뜻하고 진지하고 긍정적인 드라마. 

 

지니 & 조지아 

유명한 미드 [길모어 걸스] 를 꼬고 비틀면서 시작하는 작품. 제목부터 [길모어 걸스] 의 주인공 모녀 콤비 로렐라이&로리를 떠올리게 한다. 밝은 롬콤에 가까웠던 [길모어 걸스]와 달리 [지니&조지아]는 어둡고 진지하며 범죄까지 얽혀 있다. 학대 가정에서 가출한 소녀 조지아가 10대에 딸 지니를 갖게 되는 과거 이야기와, 십여 년 후 남편과 사별한 조지아가 지니와 지니의 남동생을 데리고 새로운 동네에 정착하는 현재 이야기가 계속 교차된다. 틴에이저 소녀인 지니는 엄마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고 사춘기, 자신의 인종 정체성, 인종차별, 엄마의 숨겨진 과거 등등 때문에 뭐랄까 참... 고생이 많다. 조지아는 조지아대로 자신의 방식대로 자식들을 지키느라 고생이 많다. 원래 어두운 이야기는 잘 안 보는데 주인공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2시즌까지 본 것 같다. 3시즌 기다리는 중. 

 

빨간 머리 앤 

역시 너무나 유명한 넷플릭스의 최고 아웃풋 중 하나. 소설 원작과 조금 다르게 가는 연출과 오리지널 스토리 부분이 있는데 나는 그런 부분마저도 마음에 든다. 후속 시즌이 캔슬된 걸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

 

퀸스 갬빗

1960년대 냉전 시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고아 소녀가 우연히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인생의 여러 난관을 경험하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스토리. 알콜, 약물이 등장하고 좀 어두운 분위기가 있지만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봤다. 잘 되어서 다행이야(?) 

 

스핀 아웃 

피겨스케이팅을 좋아해서 재미있게 본 작품.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싱글 종목 유망주였던 주인공이 부상 때문에 선수생활을 그만두었다가 페어 종목 파트너를 만나 다시 피겨 스케이팅 세계에 열정을 불사르는 내용이다. 사실 싱글 선수가 좌절했다가 페어로 다시 도전한다는 내용은 피겨스케이팅 소재 만화, 영화에서 이미 몇 번이나 다룬 것이라 뻔하단 생각을 했는데 [스핀 아웃] 은 그 과정과 묘사가 뻔하지 않다. 피겨라는 종목을 떠나서, 괜찮은 스포츠 드라마다. 

 

[영화, 기타] 

배드 맘스

크리스틴 벨과 밀라 쿠니스 출연만으로도 관심이 갔는데 주인공 3인 중 나머지 한 명인 배우 캐서린 한이 연기를 너무 재미있게 잘한다. 엄마 역할에 지친 세 여성이 좋은 엄마 역할 따위는 때려치우고 '나쁜 엄마'가 되겠다고 선언하며 시작되는 코미디. 나는 개인적으로 [배드 맘스 크리스마스] 도 정말 재미있었다. 

 

사이렌:불의 섬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ㅎㅎ

 

무비 :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아주 유명한 영화들의 제작 비하인드를 이야기해 주는 다큐 시리즈. 무려 시즌3까지 나와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편을 골라서 보면 될 듯 하다. 나는 [나 홀로 집에] 편을 제일 재미있게 봤다. 

 

[아쉽게도 1시즌 후 캔슬] 

록우드 심령회사

영국 소설 원작으로 귀신 잡으러 다니는 틴에이저 3명이 주인공. 심령 미스터리. 틴에이저물치고는 많이 어둡긴 했다. 그래도 재밌는데...난 재밌었는데... 

 

틴에이지 바운티 헌터스 

낮에는 기독교 계통 학교의 고등학생들이고 밤에는 현상금 사냥꾼인 이란성 쌍둥이 자매의 모험. 

 

더 소사이어티 

미국 한 동네의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와 보니 마을 전체가 텅 비어 있고 자신들뿐이다. 처음에는 어른들이 없다는 해방감에 신나게 즐기지만 시간이 갈수록 공포가 밀려오고, 십대들끼리 생활해 나가는 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대체 어른들은 다 어디 갔는지, 지금 이 마을은 원래 마을인지 아니면 다른 시공간인지는 미스터리다. 리더 역할을 자처한 소녀의 지휘 아래 공동체와 규칙을 만들어 가지만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가 터져 나온다.  캔슬할 거면 결말 스포일러라도 풀어 달라. 책이라도 내 줘! (그래픽 노블로 나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직은  구할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