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요즘 보는 웹툰 (네이버웹툰 추천)

by 북카루 2024. 5. 17.

 

웹툰 보는 걸 좋아해서 '오늘 무슨 요일이지?' 생각하는 대신에 '오늘 무슨 웹툰 날이지?' 하고 생각했던 시절이 잇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요일마다 보는 작품이 있었는데 점점 챙겨 보는 작품 수가 줄어들고 있다.

 

웹툰계가 변한 건지 내가 변한 건지 모르겠다. 솔직히 썸네일만 봐도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너무 많고, 제목과 썸네일이 너무 자극적으로 클릭만 유도하는 게 티가 나서 거부감이 들 때도 많다. 응원하면서 보던 작품들이 외압(?)에 의해서 조기완결된 티가 나거나 장기휴재에 들어가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독자로서는 마음에 상처를 느낀다.

 

나날이 웹툰에 실망하는 와중에서도 내가 여전히 챙겨 보는 웹툰들을 소개한다.

 

수요일 - 미래의 골동품 가게

https://m.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42105&page=6#A2

 

이 작품이 왜 순위가 낮은지 독자들이 댓글창에서 아쉬워하던 때도 있었는데 다행히 점점 순위가 올라와서 지금은 중상위권은 된다.

이 작품의 장르는 호러다. 내용도 그렇고 묘사도 꽤 무섭다. 하지만 무서운 걸 잘 못 보는 내가 (호러 영화는 아예 못 본다) 몇 년째 챙겨 보고 있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주제가 확실하다. 내가 생각하는 주제는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선을 실천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것' 이다. 주인공 미래가 딱 이렇게 살고 있기도 하다.

 

미래는 유명한 무당 연화의 하나뿐인 손녀딸로 해말섬이라는 외딴 곳에서 어릴 때부터 할머니에게 엄한 수련과 교육을 받는다. 할머니의 동료이자 친구인 칠성 할아버지가 미래에게 따뜻한 보호자 역할을 해 준다. 중학생 때 처음으로 뭍에 나가 학교 생활을 하는데, 섬에서만 살던 순수한 소녀이면서 무속인의 눈을 가진 미래이다 보니 학교에 쉽게 어울리지는 못한다. 나는 중학교 생활 에피소드를 특히 재미있게 봤었다.

 

미래의 고향인 해말섬은 사실 무서운 비밀이 있는 곳이다. 이 비밀은 미래의 할머니와 칠성 할아버지, 미래의 어머니와도 관련이 있다. 미래는 이 미스터리를 다 풀지 못한 채 혼자 서울로 가게 된다. 지금은 중졸 신분으로 도겁당이라는 곳에 거북이라는, 일단 인간은 아닌 존재와 지내면서 해말섬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실마리를 모으고 있다.

 

금요일 - 여우놀이

https://m.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68469

 

꽤 긴 휴재 끝에 지난 주부터 연재가 재개되어서 너무 좋다! [여우놀이] 의 배경은 현대 중학교와 고등학교다. '여우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집안 좋고 예쁘고 공부도 잘 하는 한 무리의 여자아이들이 있다. 평범하고 선량한 학생인 온유, 온유의 절친인 채리가 이 무리와 어울리게 되는 이야기. 채리는 외모가 뛰어나고 노래에 재능도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다. '여우들'의 리더, 아역 배우 출신이자 아이돌 연습생인 일미와 채리 사이에는 점점 갈등이 깊어진다.

 

여자아이들 무리를 다룬 작품은 정말 많다.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 꾸준히 나오는 소재다. 장르도 휴먼드라마, 코미디, 로맨스, 호러 등 다양하다. 특히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 처럼 예쁘고 인기 많은 여자아이 그룹 안에서 일어나는 질투, 갈등, 따돌림, 화해는 하도 많이 다뤄져서 뻔하다 싶으면서도 또 보게 되는 재미가 있다.

 

[여우놀이] 역시 뻔한 소재다 싶으면서도 일단 캐릭터들이 매력 있어서 계속 보게 된다. 캐릭터들이 단순히 악역과 선역을 나뉘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각자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이유가 있다. 어떤 캐릭터는 응원하게 되고 어떤 캐릭터와는 친구가 되고 싶고 어떤 캐릭터는 속내가 무엇인지 더 알고 싶어진다.

 

캐릭터들 중 '온유' 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주로 진행되고 온유가 미래의 시점에서 과거 일을 돌아보듯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을 서술한다. 그 미래 시점이 고등학교 2학년쯤인지 고등학교 졸업 후인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채리라는 매력적인 인물의 과거는 약간 안개에 싸여 있다. 일미와 채리의 갈등이 지금 거의 최고조인데 어떻게 해결될지도 흥미롭다.

 

십대 소녀들이 주인공인 작품에 연애, 로맨스도 빠질 수는 없는데 연애, 로맨스 쪽으로 무게가 너무 치우치지 않고 적당하다. 학교에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부잣집 딸들 묘사 등 비현실적인 판타지가 섞여 있지만 이 역시 이야기 전개상 필요한 장치 정도로 적당하다.

 

금요일 - 달이 없는 나라

https://m.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80063

웹툰 설명은 '역하렘 궁중 암투극' 인데 솔직히 독자를 끌어들이려고 너무 자극적으로 쓴 것 같다. 그보다는 좀더 담백한 맛의 작품이다.

 

동양풍의 가상 국가가 배경인데 고려 시대와 비슷하다. 남성이 아닌 여성 왕이 통치하는 국가라는 설정이 있다. 주인공 선요는 공주의 딸이지만 어머니인 공주가 역적으로 몰리는 바람에 돼지를 키우는 신분의 천민으로 고생하며 성장한다. 태자, 즉 현재 왕의 딸이 사망하는 바람에 왕위를 이을 사람이 없게 되자 가장 가까운 혈족인 선요가 태자 자리를 이어받게 되어 입궁한다. 선요는 갑작스런 신분과 환경 변화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만 점점 궁에 적응하면서 자기의 자리를 굳혀 나간다.

 

이전 태자의 남편이었던 최비, 선요의 정식 후궁인 하진, 이웃 나라 왕의 동생인 바이얀 등과 로맨스 라인이 있다. 그래서 하렘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요라는 인물의 성장 과정이다. 선요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저지하고 싶어하는 반대 세력을 이겨내고 훌륭한 왕이 될 수 있을런지?

 

내가 이 작품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색감과 묘사다. 마치 동양풍 일러스트 같아서 보는 맛이 있다. 이 색감, 이 그림풍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이 외에 휴재에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작품 두 편.

- 미니어처 생활백서

- 똑 닮은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