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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 이야기 (the half of it) - 넷플릭스 영화

by 북카루 2024. 5. 18.

 

 

이 영화는 [이것은 로맨스 이야기는 아니다.] 라고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러브레터가 소재라는 걸 알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인데 조금 이상하다 싶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해가 된다.

 

이 영화는 성장물이다. 자신만의 상자 또는 알 껍데기에 갇혀 있던 주인공들이 상자 밖으로 용기내어 나오고, 알을 깨고 나온다. 누군가 도와 주어서도 아니고, 새로운 것을 얻어서도 아니고,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배경은 미국 미네소타의 시골 마을. 십대 청소년들에게는 보수적이고 답답하고 따분한 곳이란 느낌이다.

 

중국계 이민 1.5세인 엘리는 똑똑하고 재능도 많지만 집안일, 아버지 돌보기, 자전거 통학, 학교 숙제 대필 아르바이트 때문에 바쁘다. 친구도 사귀지 않고 홀로 지낸다. 같은 학교 여학생인 애스터를 좋아하는 마음은 숨겨야 한다.

 

소시지 전문점의 넷째 아들인 폴은 성실하고 선량하고 자신만의 소시지 레시피도 연구하고 있지만 식구들이 많고 시끄러운 집안에서 찬밥 신세다. 연애 관계에서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는 안정감이 있지만(안정형 애착?) 글재주도 말솜씨도 없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도 모른다.

 

애스터는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지역에서 존경받는 교회 목사의 딸로,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남학생과 사귀고 있다. 그러나 예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애스터는 대화가 통하는 친구가 없어 늘 답답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폴은 애스터를 짝사랑하고 엘리에게 찾아가 연애 편지 대필을 부탁한다. 엘리는 폴과 애스터를 이어 주어야 하지만 자신도 애스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편지와 문자의 힘을 빌려 끼어들게 된다. 엘리와 폴 사이에는 우정이 싹튼다.

 

결국 세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게 서로 상호 작용을 주고받으며 점점 성장한다. 애스터는 그만두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한다. 폴은 늘 꼴찌 신세였던 럭비부에서 득점을 해낸 영웅이 되고 자신만의 소시지 레시피도 계속 밀고 가 보기로 한다. 엘리는 아버지에게서 독립해서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몇 가지 음식이 기억에 남는다.

엘리가 좋아하는 야쿠르트. 요거트 아니고 조그만 병에 든 그 야쿠르트 맞다.

폴이 만드는 타코 소시지. 자꾸 생각이 나서 결국 소시지빵 사 먹었다.

마지막에 엘리의 아버지가 만드는 중국식 교자 만두. 그런데 만두를 6일치를 만든 건 아버지의 계산 실수 같다. 검색해 보니 미네소타에서 아이오와까지는 6시간이 걸린다.